시편 1편과 2편은 말씀 가운데서 자기 백성을 이끄시고 이 땅의 임금을 직접 세우시며 구원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기린다. 이리하여 이 두 시편은 시편 모음집 전체의 이정표이자 길잡이 구실을 한다. 3-41편은 느닷없이 고난에 부닥치고 악인들 가운데서 살아가면서도 경건을 유지하려는 신앙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이 주된 주제로서 드러난다. 특히 위의 도식화한 짜임새에서 보듯, 여기서는 하나님이 창조주이시고, 통치자이시며, 심판주이심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분이 말씀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심도 강조한다. 이로써 신앙인이 경건함을 유지하는 방법은 말씀과 피조세계에 드러난 그분의 임재를 경험하는 일임을 분명히 한다.
_01 제1권(1-41편) 본문 풀이 “제1권 개관” 중에서
이 시편은 찬송 시편으로 분류할 수 있다. 수미상관(inclusio)을 이루는 1전반절과 9절이 되풀이되고 복수 주어가 등장하므로 공동체 제의를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이 과연 공동체의 제의문으로 사용되었는지 확정할 수는 없다. 다만 3-4절에서 밤이 배경이 되는 듯하여, 밤에 드리는 제의(참조. 시 134:1; 사 30:29; 대상 9:33; Kraus, Psalmen 1-59, 205)를 추측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모든 요소가 시적 자유로서 제의와 무관하게 형성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2절은 찬송과 연관되기는 하지만, “대적”과의 사이에서 나오는 탄원의 요소를 찾아볼 수 있고, 5-8절은 제왕 시편의 요소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비교. Hossfeld/Zenger, Psalmen I, 77)
__01 제1권(1-41편) 본문 풀이 “사람이 무엇이라고(시편 8편)” 중에서
이 시편은 결국 “야훼 츠바오트”가 유일한 하나님으로 즉위하셨다고 선포함으로써 신앙을 고백하며, 그분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고백으로 신앙을 다짐한다. 더 나아가서 하나님이 즉위하시는 그곳이 바로 시온, 예루살렘 성전이라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중앙 성소 제의의 권위를 강화한다. “야훼 츠바오트”라는 북이스라엘 기원의 신명이 예루살렘 중앙 성소제의의 중심인 시온 신학과 만난 것이다. 그런 뜻에서 히스기야 이후 유다에서 “이것이 야훼의 성전이라, 야훼의 성전이라, 야훼의 성전이라”(렘 7:4)라는 신앙고백이 나왔을 것이다.
_02 제2권(42-72편) 본문 풀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십니다(시편 46편)” 중에서
가장들이 주로 참전하는 전쟁은 고아들(~ymiAty〉, 예토밈)과 과부들(tAnm'l.a;, 알마노트)을 낳기 마련이다. 전쟁에서 가장을 잃은 이들은 결국 사회의 약자가 되어버리고, 모든 권익에서 소외되기 일쑤다. 그런데 5절에서는 하나님이 바로 그런 고아들의 아버지가 되시고, 과부들 편을 들어주시는 재판장이 되신다고 고백한다. 이로써 하나님의 정의는 약자에게 눈을 감는 것이 아니라 세심하게 모든 사람을 살피는 온정임을 분명히 한다. 6절은 전쟁의 약자에서 사회적 소외 계층으로 범위를 확대한다. 곧 하나님은 “외로운 사람들”(~ydIyxiy〉, 예히딤)에게 가족을 찾아주시고, (아마도 전쟁 포로로 사로잡혀 와서) “갇혀 있는 이들”(~yrIysia], 아시림)을 풀어주시며 재산도 나눠주신다. 승리를 외치고 거시적인 차원의 정의만 추구하다 보면, 이렇게 소외되고 약한 이들의 음성을 듣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승리를 이끄는 동시에 이런 약자들의 미약한 음성에도 세심하게 귀를 기울이신다.
_02 제2권(42-72편) 본문 풀이 “임금이신 하나님의 다스리심(시편 68편)” 중에서
3절에 따르면 성전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참새나 제비와 같은 짐승들도 깃들일 수 있는 곳이다. 이는 창조 질서의 회복을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이렇게 하나님의 성전에서는 왕으로 다스리시는 하나님(3절)의 창조 질서가 회복되는 감격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4절은 이를 “행복”(yrEv.a;, 아쉬레)으로 일컫는다. 시편을 여는 첫 낱말이기도 한 이 개념은 “하나님이 마음의 중심에 계실 때 느끼는 흥겨움”이라고 할 수 있다(김정훈, 『시편 묵상』, 239). 이는 후반절에서 이 낱말이 “찬송”과 평행을 이루는 데서도 뒷받침된다. 거꾸로 이를 통해 성전을 찾아오는 순례자들이 맞닥뜨렸을 어그러진 창조 질서의 현실을 추론할 수 있다.
__03 제3권(73-89편) 본문 풀이 “성전에서 경험하는 행복(시편 84편)” 중에서
시편 4권의 신학적 주제들은 야훼 하나님의 존재와 인간과 자연의 관계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시편 4권은 무엇보다 하나님의 왕권을 찬송하는 것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93; 95; 97; 99편). 여기서는 하나님의 왕권이 세 가지 측면에서 고백된다. 첫째로 그분은 창조주 왕이시다(93:1-2; 95:3-5; 96:4-6; 104편). 하나님은 혼돈의 세력을 모두 제압하시고 성전에서 왕으로 등극하셨다(93:3-5). 모든 것이 하나님에게서 비롯했기 때문에 사람이나 자연이나 우주 모두가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둘째로 그분은 통치자 왕이시다. 왕이신 야훼의 통치는 가축 떼를 이끄는 목자와 같다(95:7). 또한 그분의 다스리심은 정의와 공의, 인자와 성실로 요약할 수 있다(99:4-5; 100:5; 103:6-9; 106:1-3).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드러난 야훼의 통치(105편)는 사람들이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통치의 모습을 보여준다. 셋째로 하나님은 심판자 왕이시다(96:13). 따라서 그분 앞에서 모든 원수는 패망할 수밖에 없다(92:4-9).
_04 제4권(90-106편) 본문 풀이 “제4권 개관” 중에서
이 단락은 앞 단락들과는 전혀 다른 주제를 다룬다. 그래서 학자들은 종종 통일성의 문제를 제기하곤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역사 가운데서 왕이신 야훼의 통치는 결국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 관점에서 6절은 그런 사람들의 대표로서 제사장들 가운데는 모세와 아론을, 그분의 이름을 부르는 이들(Amv. yaer〉qo, 코르에 쉐모), 곧 중보자의 대표로는 사무엘을 든다. 모세와 아론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왕이신 야훼의 가장 큰 구원 역사라고 할 수 있는 출애굽을 이끈 인물들이고, 사무엘은 하나님의 통치를 대리할 왕정 시대가 열린 때의 인물이다.
_04 제4권(90-106편) 본문 풀이 “임금이신 야훼는 거룩하십니다(시편 99편)” 중에서
순례자의 내면적 문제와, 외부와 단절된 그의 삶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순례자의 절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이 문제의 원인을 먼저 찾아내야 한다. 6절과 7절에서 순례자가 힘주어 말하는 것은 자기가 바라는 “평화”(~Alv', 샬롬)와 원수들이 자기를 향해 준비하는 “전쟁”(hm'x'l.mi, 밀하마),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자신의 “머무름”이다. 여기에 그 원인이 드러나 있다. 순례자는 “평화”(샬롬)를 바란다. 개인적 차원에서 “샬롬”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나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나 자연과의 관계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를 아우르는 개념이다(예. 레 26:3-6). 이는 모든 것이 제 몫을 누리며 제각각 제자리를 찾아 머무는 것이다. 1절에서 보건대 순례자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샬롬”을 잘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인물일 것이다.
_05 제5권(107-150편) 본문 풀이 “속마음 들여다보기(시편 120편)” 중에서